1966년 7월,선생님의 작별 인사를 뒤로하고 소학교 문을 나설 때 우리는 이것이 정규교육의 종막이었다는 것을 알수 없는 10대 초반 철부지었다.이후는 10년의 문화혁명, 인생의 유일한 황금기인데 우리는 어쩔수없이 이 이벤트 속에서 방황과 혼돈의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더덜이없는 봉시불행(逢时不幸)에다 재수도 없는 타조세대라 말한다.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 허탈감으로 하여 동기생들이 모인 장소마다에서는 이 아픔을 호소하는 넋두리가 다반상담(茶饭常谈)으로 되었다.하여 소학교는 우리 맘속의 영원한 성당이고 추억을 낚아올리는 조어대(钓鱼台)로 되는 것이다.
근간에 볼일로 고향에 갔다가 모교가 문뜩 그리워져 찾아보고 말았다.학교는 연길 서쪽의 작은 진에 있는데 1928년 설립된 유구한 력사와 수많은 후대를 키원낸 성공탑으로 하여 졸업생들에게는 애시적의 자긍과 회억을 담아놓은 회고의 호수로 된지 오래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기억을 더듬으며 보니 옛적의 모습이라면 그 때의 벽돌 한 조각도 없는 것이고 파란만장의 력사를 자랑하던 아름드리 백양나무와 운동장 주위를 감쌌던 수목들도 깔끔하게 흔적을 감추었다.으리으리한 기세를 자랑하는 교사는 분명 유적지를 전부 잃은 현재의 학교일 뿐 맘속의 학교가 아니었다.옛모습을 안고 떠나며 모교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는 상실감으로 쓸쓸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여기에는 분명 내 유소년 시절의 희노애락이 숱하게 담겨 있었다.
사회발전에 동반하여 낡은 물건에 대하여 구닥다리 처분을 진행하고 새 건물을 신축하는 개발은 불가피할 것이나 선조들의 지혜와 지성이 담긴 유적 전부에 불도저를 마구잡이로 들이댔다면 이것은 력사와 문화를 산산히 짓부시는 우행이 아닐 수 없다.늘 되뇌이는 리치대로 말하면 도시 개발에는 력사의 보존이란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건설과 보존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 중에서도 일반 상식일 것이다.이것은 누구가 아닌 누구나 지켜야 할 사명임을 알아야 하는데 지내 몰라 이랬을가? 치적이나 돈에 혈안이 되어 이러이러하다면 어디가 어지간이 잘못된 것이다.
지금 현재도 돈벌이를 위한 무차별 철거가 비일비재라는 소문이 무성하다.력사와 전통문화를 보호하는 건설 이 역시 현대화 건설이라는 점과 이는 당사자들의 신성한 책임임을 더 부르짖어야 할 때인 같다.변혁이 목표로 되었다면 선조들의 노력과 지혜에 대한 보호도 목표중의 목표라는 이 진리를 망각하지 말아야 마땅하다.눈앞의 리익만을 위하여 문화의 가치를 걸레쪽 같이 취급한다면 현대 하등인의 발상 이하는 아니이다.세세대대 인민들의 노력과 세월이 쌓아온 침적물을 두두려 마슬 때 약간의 사정이라도 본다면 력사를 이어갈 후세에 무가지보의 정신 유산을 남겨줄 수 있다.
현실을 보면 도시 개발의 충동이 계속 암장마냥 꿈틀거리다가 세차게 분출하군 한다.허나 력사를 릉멸하는 비문화적 작태가 후세들에게 전승된다면 오늘의 이 학교도 때가 되면 누가 휘두르는 함마의 강타에 배기지 못할 것이다.바로 우리들의 오늘 행실이 력사 훼멸의 악성 순환을 자초할 것은 자명하다는 것이다.살아온 흔적을 싹 지우고 선배의 업적을 빈손 털듯 털어버린다면 이 방자한 행동에 누군가 시비를 걸고 트집이라도 잡았다면 응당하다.도시개발을 표방한 떠들썩한 파티 속에서 문화 전승과 력사의 보존이라는 현대문명의 하한선만은 지켜야 한다.
심리 상태가 일그러진 욕가마리 착상인지는 모르나 고대광실 같은 교사가 엄청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잃어버린 문화유산이 너무도 가석한 것이다.우리 후대들은 영고성쇄의 역사속에서 우수한 것은 양기(扬弃)하고 저렬한 것들을 포기하면서 선배들을 초월한 새 세대여야 할 뿐 숭고한 전통의 혼을 잃고 콩크리트 궤짝 같은 껍질만 움켜쥐고 살아가는 문화 가난뱅이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이다.
잃은 것이 아깝고 잃는 것이 안타깝고 잃을 것도 군걱정이다.선조의 고적과 내 살던 흔적을 넘겨주기 위하여 돈에 눈이 뒤짚이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모두가 도정신해야 한다.성야(星夜)에서 성광(星光)이 반짝이듯 사람이 사는 곳마다에 력사 모습을 감입(嵌入)시키자 한다면 터무니없는 남가일몽이라고 누가 삐쭉거릴지는 모르겠다.
2015-09-12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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